“서럽다 뉘 말하는가. 흐르는 강물은 꿈이라 뉘 말하는가 되살아오는 세월에~.” 28일 오전 11시 서울역 광장 앞 ‘노무현 전 대통령 합동 분향소’. 안치환의 노래 ‘마른 잎 다시 살아나’가 잔잔히 울려 퍼지는 이곳에 무거운 표정의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김광석의 '부치지 않은 편지'와 민중가요 '광야에서' '솔아솔아 푸르른 솔아'까지 서울역 광장을 맴도는 노래는 사람들의 가슴을 흔들었다. 세대와 남녀를 불문하고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노 전 대통령을 조문하고자 이곳을 찾았다. 취재를 위해 현장을 찾았던 언론사 사진 기자들도 잠시 카메라를 내려 놓고 함께 분향했다. 경향신문 일요신문 중앙일보 조선일보 등 그들은 소속사도 다르고, 소속사의 현 상황을 바라보는 논조도 달랐지만 언론인이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소속사도 다르고 논조도 달랐지만 우리는 국민
한명숙 전 국무총리, 임채정 전 국회의장, 정세균 민주당 대표, 문희상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창동 전 문화부 장관,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영화배우 문성근씨,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소속 국회의원 등이 함께 했다. 오전 11시가 조금 넘은 시각 김대중 전 대통령이 휠체어를 타고 이희호 여사와 함께 등장했다. 국민의 정부 5년을 이끌었던 전직 대통령이 먼저 하늘로 간 후임 대통령을 조문하는 자리는 숙연함이 흘러 넘쳤다. 김대중 전 대통령 "시청 앞에서 분향하는 것조차 막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있다. 보십시오. 시청 앞에서 분향하는 것조차 막고 있다. 제가 내일 추도사를 하기로 했는데 그것도 정부가 반대해 못하게 됐다. 지금 민주주의가 엄청나게 후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서민경제가 전례 없이 빈부격차가 강화돼서 어려움 속에 살고 있고, 남북관계가 초긴장 상태에 있고 국민은 속수무책이다. 국민은 누구를 의지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가 의지하던 한 분인 노무현 대통령 서거가 바로 우리의 이런 슬픔과 답답함과 절망과 같이 합쳐 국민이 슬퍼하고 애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나라도 이러한 결단"
김대중 전 대통령은 상주 자격으로 현장에 있던 주요 인사들과 한명 한명 인사를 나눈 이후 합동분향소 옆에 마련된 간담회 장소에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은 본인, 부인, 아들, 딸, 일가친척, 친지들 이렇게 저인망으로 (수사하고) 뚜렷한 증거도 없이 전직 대통령이 소환되고 나서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검찰의 무리한 수사가 전직 대통령 서거라는 비극을 몰고왔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표현은 더욱 격정적으로 변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이 겪은 치욕과 좌절, 슬픔을 생각하면…나라도 이러한 결단이랄까…”라며 “내가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신 후에 내 반쪽이 무너졌다고 했지만 사실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니고 많은 업적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외로우셨던 우리 대통령님 영면하소서"…추모객 눈시울 붉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날 표현은 평소 직설화법을 사용하지 않는 모습과 비교할 때 파격에 가까운 직설적인 내용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명박 정부 국정운영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 것은 이명박 정부에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박지원 민주당 의원의 안내를 받아 현장을 떠났지만, 추모객들의 발걸음은 이어졌다. 합동분향소 사회자가 “외로우셨던 우리 대통령님 모든 짐 내려놓고 영면하소서”라고 말하자 노무현 전 대통령 영정을 지켜보던 조문객들은 하나, 둘 눈시울이 붉어졌다. | ||||||||||||||||||||||||||||||||||||
최초입력 : 2009-05-28 14:38:56 최종수정 : 0000-00-00 00:00:00 |
정치, 시사